요즘 사람들은 왜 다들 ‘무드등’을 켜고 있을까?

최근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흥미로운 광경을 봤다. TV도 안 켜고, 형광등도 안 켜고, 거실 구석에 있는 작은 무드등 하나만 켜놓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더라. 그게 생각보다 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.
사실 ‘조명’이라는 게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. 하지만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쇼츠만 봐도 알 수 있다. 아늑한 방, 브이로그 배경, 감성 카페 사진…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무드등이다. 단순히 밝히는 조명이 아니라 ‘분위기’를 만들어주는 장치가 된 것이다.
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드등에 끌리는 걸까? 단순한 인테리어 요소 그 이상으로,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. 실내 공간의 기능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, 이제는 집이 ‘휴식의 공간’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감정적인 리셋 공간이 된 느낌이다.
무드등을 고를 때도 다들 기준이 꽤 명확하다. 은은한 노란빛을 선호하거나, 조도 조절이 가능한 모델을 찾거나, 간접조명처럼 벽에 반사되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. 브랜드별 디자인이나 색온도 차이도 체감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교해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.
나 역시 무드등을 바꾸고 난 뒤로,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 더 ‘내 시간’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. 노트북을 닫고 무심히 조명을 켜는 순간, 온도가 바뀌는 듯한 감각이 생긴다. 그 변화가 생각보다 크다.
가장 인상 깊었던 건, 어느 날 부모님이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였다. 아버지가 그 조명을 보면서 “왜 이걸 보면 마음이 편해지냐”고 하셨다. 그 말이 꽤 오래 남았다.
트렌드는 늘 변하지만, 결국 사람들이 바라는 건 비슷한 것 같다. 피로한 일상에서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장치. 무드등은 그 역할을 아주 조용히, 하지만 분명히 해내고 있다. 요즘 사람들이 왜 다들 무드등을 켜고 있는지, 그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.